일반적으로 허리가 아프면 쉬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 30대에 디스크 수술을 받기 전까지는 그렇게 믿었습니다.
하지만 담당 의사 선생님께서는 오히려 적절한 걷기를 권하셨고, 실제로 꾸준히 실천해 보니 일반적인 믿음과는
다른 결과를 경험했습니다.
무조건 누워 있는 것보다 올바른 방법으로 걷는 것이 허리 회복에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걷기가 효과적인 이유
허리가 아플 때 걷기 운동이 도움이 되는 이유는 척추 주변 근육의 혈액순환 개선과 관련이 있습니다.
걷기는 허리를 지지하는 코어 근육(core muscle)을 자연스럽게 활성화시킵니다.
여기서 코어 근육이란 척추를 둘러싼 심부 근육으로, 복부와 허리를 안정적으로 지탱하는 역할을 하는 근육입니다.
장시간 앉아 있거나 누워만 있으면 이 코어 근육이 약해져서 오히려 통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제가 수술 후 재활 과정에서 직접 경험한 바로는, 처음 2주간은 거의 누워 지냈는데 오히려 허리가 더 뻐근하고 불편했습니다.
하지만 가볍게 걷기를 시작한 이후부터는 근육이 서서히 힘을 되찾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걷기는 단순히 다리만 움직이는 운동이 아닙니다.
팔의 스윙, 골반의 회전, 척추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모두 연결되어 전신의 혈류량(blood flow)을 증가시킵니다.
혈류량이란 단위 시간당 혈관을 통해 흐르는 혈액의 양을 의미하는데, 이것이 증가하면 근육에 쌓인 피로물질이
빠르게 배출되고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원활해집니다.
대한정형외과학회의 자료에 따르면, 적절한 강도의 걷기는 요추 주변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디스크 내 압력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출처: 대한정형외과학회).
제 경험상으로도 동네 공원을 30분 정도 걸은 후에는 허리가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주의사항
올바른 자세로 걷지 않으면 오히려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습니다.
저도 초반에는 통증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몸을 한쪽으로 기울이거나 허리를 구부린 채 걸었는데,
이런 자세는 척추측만증(scoliosis)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척추측만증이란 척추가 좌우로 휘어지는 변형을 말하며, 장기간 잘못된 자세로 걷는 습관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올바른 걷기 자세의 핵심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허리를 곧게 펴고 시선은 전방 10~15m 지점을 바라봅니다
- 어깨는 긴장을 풀고 팔을 자연스럽게 앞뒤로 흔듭니다
- 보폭은 자신의 키에서 100cm를 뺀 정도로 유지합니다
- 발은 뒤꿈치부터 착지하여 발가락 쪽으로 체중을 이동시킵니다
지면 선택도 중요합니다. 울퉁불퉁한 등산로나 경사가 심한 길은 허리에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도 등산보다는 평탄한 둘레길이나 공원을 권하셨던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저는 주로 근처 하천 둘레길을 걸었는데, 아스팔트보다는 우레탄 트랙이나 흙길이 충격 흡수(shock absorption)에 유리했습니다. 충격 흡수란 걸을 때 발생하는 지면 반발력을 완화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이것이 잘 되지 않으면 관절과 척추에 무리가 갑니다.
신발 선택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쿠션감이 좋은 워킹화를 신으면 걸음 시 발생하는 충격의 약 30~40%를 신발이 흡수해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대한스포츠의학회).
운동 시간과 강도 조절도 필수입니다. 처음부터 만보 걷기를 목표로 하면 무리가 됩니다.
저는 처음에 10분 정도로 시작해서 매주 5분씩 늘려갔고, 지금은 하루 30~40분 정도 걷고 있습니다.
스트레칭이 회복을 좌우합니다
일반적으로 걷기는 가벼운 운동이라 스트레칭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허리가 아픈 상태에서는 걷기 전후 스트레칭이 통증 완화 속도를 크게 좌우합니다.
걷기 전 준비 스트레칭으로는 골반 돌리기와 허리 신전 운동(lumbar extension exercise)이 효과적입니다.
허리 신전 운동이란 허리를 뒤로 천천히 젖히는 동작으로, 허리 주변 근육을 깨우고 척추 가동 범위(range of motion)를 확보하는 운동입니다. 가동 범위란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최대 각도를 의미하며, 이것이 좁아지면 움직임이 제한되고 통증이 생깁니다.
저는 걷기 전에 다음과 같은 루틴을 실천합니다.
골반을 천천히 좌우로 10회씩 돌려주고, 허리를 뒤로 2~3초간 젖히는 동작을 5회 반복합니다.
또한 무릎을 가슴 쪽으로 당겨 허리 근육을 늘려주는 동작도 양쪽 다리에 각 10초씩 합니다. 이 간단한 준비 운동만으로도
걷는 동안 허리가 훨씬 편했습니다.
걷기 후 마무리 스트레칭은 더욱 중요합니다.
걷고 나서 바로 앉거나 누우면 근육이 급격히 수축하면서 경직될 수 있습니다.
저는 걷기를 마친 후 5분 정도 천천히 걸으며 호흡을 정리하고, 이후 허리와 다리 뒤쪽 근육을 중심으로 스트레칭을 합니다.
특히 햄스트링(hamstring) 스트레칭은 빠뜨리지 않습니다.
햄스트링이란 허벅지 뒤쪽 근육을 말하는데, 이 근육이 긴장하면 골반이 뒤로 당겨져 허리에 부담을 주기 때문입니다.
모든 운동의 시작과 끝은 스트레칭이라는 말에 저도 공감합니다.
제가 수술 후 재활 과정에서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적절한 활동이 곧 치료'라는 것입니다.
물론 통증이 너무 심하거나 다리 저림 같은 신경 증상이 동반된다면 전문의 진료가 우선입니다.
하지만 일상적인 허리 통증이라면 바른 자세로 하루 30분 정도 걷는 습관만으로도 충분히 개선할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10분이라도 올바른 자세로 걸으며 통증 없는 허리로 한 걸음씩 회복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