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어머니는 고혈압과 당뇨를 앓으시다가 결국 뇌경색으로 쓰러지셨습니다.
그 후 20년 가까이 투병 생활을 하시다 결국 돌아가셨는데요.
그때 제가 간병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건, 고혈압이라는 게 단순히 '혈압 수치가 높은 것'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합병증이 한 번 생기면 정말 모든 게 달라집니다.
건강이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지만,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거든요.
그래서 저는 가족력이 있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혈압 관리에 신경을 쓰려고 합니다.
고혈압은 왜 침묵의 살인자인가?
고혈압은 실제로 증상이 없습니다.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러운 것도 아니고,
당장 불편한 게 없으니까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들이 많은데요.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사망 원인 1위가 바로 고혈압 때문에 생기는 합병증입니다(출처: WHO).
심혈관계 질환과 뇌혈관계 질환의 발병률을 급격히 높이거든요.
어머니도 처음엔 '혈압이 좀 높네' 정도로만 생각하셨는데, 결국 뇌경색이라는 무서운 합병증으로 이어졌습니다.
여기서 심혈관계 합병증이란 심장과 혈관에 생기는 질환을 의미하는데,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같은 병이 대표적입니다.
뇌혈관계 합병증은 뇌출혈이나 뇌경색처럼 뇌로 가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질환을 말하고요.
고혈압은 유전, 나이, 생활 습관 세 가지가 주요 원인인데, 유전과 나이는 우리가 바꿀 수 없으니까 결국 생활 습관 개선이
가장 현실적인 해답입니다.
DASH 식단이란 무엇인가?
대한고혈압학회 진료 지침을 보면 혈압을 낮추는 방법으로 저염식, 체중 감량, 절주, 금주, 운동, 그리고 DASH 식단을 권장합니다(출처: 대한고혈압학회).
이 중에서도 DASH 식단은 혈압 강하 효과가 가장 뛰어난데요.
최대 11.4/5.5mmHg까지 혈압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쉽게 말해 130/85mmHg였던 혈압을 120/80mmHg으로 낮출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DASH는 '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의 약자로, 고혈압을 멈추기 위한 식사법이라는 뜻입니다.
이 식단은 1997년 미국에서 처음부터 고혈압 환자를 위해 설계된 것으로, 한식이나 지중해식처럼 자연스럽게 생긴 게 아니라
의사와 과학자들이 모여서 만든 일종의 '처방 식단'입니다.
그래서 효과가 명확하게 입증된 거고요.
실제로 1997년 연구에서 DASH 식단을 먹은 그룹이 일반식이나 채식 그룹보다 혈압 감소 효과가 훨씬 컸습니다.
2000년에는 저염식과 함께 실천했을 때, 2010년에는 체중 감량까지 병합했을 때 최대 16.1/9.9mmHg까지
혈압이 떨어졌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또 미국에서 만든 식단이면 우리 입맛엔 안 맞겠지' 싶었는데요.
알고 보니 DASH 식단은 배우기는 좀 복잡해도, 실제로 따라 하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맛없는 채식이나 특이한 식재료를 구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평소 먹는 음식을 조금만 조정하면 되거든요.

DASH 식단의 핵심 구성 요소
DASH 식단의 기본 원칙은 간단합니다.
통곡물과 채소는 주식으로 많이 먹고, 유제품과 과일도 꽤 많이 섭취합니다.
반면 어육류(고기, 생선, 달걀)와 콩류, 견과류는 소량만 먹고요. 당류와 지방은 극도로 제한합니다.
핵심 영양소로는 나트륨, 칼륨, 칼슘, 마그네슘을 들 수 있는데요.
주요 구성 요소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통곡물: 현미, 귀리, 통밀빵 등 정제되지 않은 곡물을 주식으로
- 채소류: 시금치, 브로콜리, 당근 등 하루 4~5회 이상
- 과일류: 바나나, 사과, 오렌지 등 하루 4~5회
- 저지방 유제품: 저지방 우유, 무가당 요구르트 하루 2~3회
- 견과류: 아몬드, 호두 등 소량(주 4~5회)
- 어육류: 닭가슴살, 생선 등 하루 2회 이하로 제한
여기서 나트륨이란 소금의 주성분으로, 혈압을 높이는 주범입니다.
DASH 식단에서는 하루 2,000mg 이하로 제한하는데요.
반대로 칼륨은 체내 나트륨을 소변으로 배출시켜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바나나나 감자에 많이 들어있고요. 칼슘은 혈관의 수축과 이완을 돕는 미네랄이고,
마그네슘은 견과류에 풍부하게 들어있어 혈관 건강에 도움을 줍니다.
지중해 식단과 비교하면 올리브 오일 같은 기름 사용을 많이 제한한다는 게 가장 큰 차이입니다.
DASH 식단에서는 식용유를 하루 1 작은술 정도만 쓰거든요.
저도 처음엔 '이렇게 기름을 안 쓰면 맛이 있을까?'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괜찮더라고요.
과일과 유제품을 후식으로 챙겨 먹으니까 단맛도 채워지고, 포만감도 오래가더라고요.
실제로 따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DASH 식단을 실천하려면 먼저 자신의 하루 권장 칼로리를 알아야 합니다.
51세 이상 활동량이 적은 남성은 약 2,000칼로리, 여성은 1,600칼로리 정도인데요.
문제는 이 칼로리를 기준으로 '단위 수'라는 개념으로 음식을 계산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게 처음엔 좀 헷갈리긴 하지만, 익숙해지면 그렇게 어렵진 않습니다.
예를 들어 51세 이상 남성(2,000칼로리 기준) 하루 식단을 보면 이런 식입니다.
아침에는 현미밥, 콩나물국, 양상추 무침, 저염 물김치, 조기구이 50g(식용유 1 작은술), 사과 1개, 저지방 우유 1잔.
점심에는 현미밥, 된장국, 두부 한 조각(식용유 1 작은술), 나물 반찬, 저지방 요구르트.
저녁에는 현미밥, 미역국, 닭가슴살 샐러드, 과일 후식. 이런 식으로 구성하면 됩니다.
제가 직접 이 식단을 일주일 정도 따라 해 봤는데요. 솔직히 처음 며칠은 '기름기가 없어서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3~4일 지나니까 오히려 속이 가벼워지고, 아침에 드러날 때 몸이 덜 무겁더라고요.
다만 고혈압과 당뇨를 동시에 가진 분이라면 과일과 우유 양을 조절해야 합니다.
DASH 식단은 과일을 꽤 많이 먹는데, 당뇨 환자에게는 과일 속 당분이 부담이 될 수 있거든요.
이런 경우엔 의사나 영양사와 상담해서 본인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결론적으로 정리하면, DASH 식단은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고, 고기는 소량만 섭취하며,
기름진 음식과 단 음식을 최대한 줄이는 식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