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40대 들어서면서 영양제 개수가 하나둘씩 늘어나더니 어느새 아침 식탁 위가 약통으로 가득 찼습니다.
관절 영양제에 오메가 3, 눈 건강용 루테인, 철분제까지 챙기다 보니 솔직히 이걸 한 번에 다 먹어도 되는 건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처음엔 귀찮아서 한꺼번에 털어 넣고 물로 삼켰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서로 흡수를 방해하는 조합도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영양제도 제대로 알고 먹어야 돈이 안 아깝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찾아보며 제 나름대로 복용법을 정리하게 됐습니다.
언제 먹어야 흡수율이 높을까
일반적으로 영양제는 식후에 먹는 게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성분마다 완전히 다릅니다.
미네랄(Mineral)은 위산 환경에서 이온화되어야 체내로 흡수되기 때문에 반드시 식후에 섭취해야 합니다.
여기서 이온화란 미네랄 성분이 위산과 만나 전기를 띤 입자로 변하면서 장벽을 통과하기 쉬운 형태로 바뀌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칼슘이나 마그네슘을 공복에 먹으면 흡수율이 떨어질 뿐 아니라 속이 쓰릴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수용성 비타민은 공복에 섭취하는 게 원칙입니다.
하지만 비타민 B군은 예외적으로 식후 섭취를 권장하는데, 공복에 먹으면 위장 장애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처음엔 비타민 B 복합제를 아침 공복에 먹었다가 속이 쓰려서 아침 식사 직후로 바꿨습니다.
비타민 C 역시 산성이 강해서 공복에 먹으면 위벽을 자극할 수 있으니, 식후에 섭취하는 게 안전합니다.
지용성 비타민(Fat-soluble Vitamin)인 비타민 A, D, E, K와 오메가 3은 기름 성분이므로 반드시 식후에 섭취해야 합니다.
지용성이란 물이 아닌 기름에 녹는 성질을 가진 영양소를 말하며, 음식과 함께 섭취해야 체내 흡수율이 높아집니다.
특히 오메가3는 식사 후 30분 이내에 먹어야 소화 효소와 함께 분해되면서 흡수가 잘 됩니다.
유산균은 위산에 약하기 때문에 식전 공복에 섭취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흡수 경쟁을 피하는 조합법
일반적으로 영양제는 함께 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 써보니 이건 좀 다릅니다.
칼슘과 철분은 체내 흡수 통로(Absorption Pathway)가 같아서 동시에 섭취하면 서로 먼저 들어가려고 경쟁합니다.
여기서 흡수 통로란 장 세포막에 있는 특정 통로를 통해 영양소가 혈액으로 들어가는 경로를 의미하는데,
칼슘과 철분은 같은 통로를 공유하기 때문에 한쪽이 흡수되면 다른 쪽은 배출될 수밖에 없습니다(출처: 대한영양사협회).
저는 칼슘을 아침 식후에, 철분을 저녁 식후에 나눠 먹습니다. 적어도 4~6시간 간격을 두는 게 좋다고 하더군요.
마그네슘도 칼슘과 흡수 경쟁 관계에 있어서, 두가지를 따로 섭취한다면 시간차를 두는 게 이상적입니다.
종합 비타민을 먹는다면 그 안에 미네랄 성분이 이미 들어있으니 별도로 칼슘이나 마그네슘을 추가할 때는 30~40분 정도
텀을 두고 먹는 게 좋습니다.
아미노산(Amino Acid) 계열도 주의해야 합니다.
글루타치온, 콜라겐, 단백질 파우더 같은 아미노산류는 다른 아미노산이나 미네랄과 결합하는 성질이 있어서 공복에
따로 섭취하는 게 원칙입니다.
여기서 아미노산이란 단백질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로, 체내에서 다양한 생리 기능을 담당하는 필수 영양소입니다.
저는 콜라겐을 자기 전 공복에 먹는데, 이렇게 하니 확실히 다음 날 피부 상태가 더 좋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항생제를 복용 중이라면 유산균과의 간격도 신경 써야 합니다.
항생제는 세균을 죽이는 약이므로 유산균까지 사멸시켜 버립니다.
최소 2~4시간 텀을 두고 먹어야 유산균이 살아남아 장까지 도달할 수 있습니다.
부작용
비타민 C는 반감기(Half-life)가 짧아서 한 번에 많은 양을 먹는 것보다 나눠 먹는 게 훨씬 효과적입니다.
반감기란 체내에 들어온 영양소의 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하며, 비타민 C는 약 2~3시간 정도면
체내 농도가 절반으로 떨어집니다(출처: 한국영양학회).
그래서 하루 세 번 나눠 먹는 게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론 아침·저녁으로 두 번 나눠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비타민 C는 철분 흡수를 돕기 때문에 철분제와 함께 먹으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저도 빈혈 기운이 있어서 철분제를 먹을 때 비타민 C를 같이 챙겨 먹는데, 확실히 어지럼증이 덜했습니다.
반면 커피나 탄닌(Tannin)이 든 녹차, 홍차는 영양제 흡수를 방해합니다.
탄닌이란 식물에 들어 있는 떫은맛 성분으로, 철분·칼슘 같은 미네랄과 결합하여 체외로 배출시키는 성질이 있습니다.
영양제를 먹기 전후 1시간은 맹물만 마시는 게 안전합니다.
솔직히 이 부분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아침마다 커피부터 찾는 습관이 있어서, 영양제 먹고 1시간 뒤에 커피 마시려니 좀
불편하더군요. 그래도 흡수율을 높이려면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지용성 성분끼리도 경쟁이 생깁니다. 비타민 A, D, E, K, 오메가 3을 한꺼번에 먹으면 흡수 경쟁으로 효율이 떨어지니,
가능하면 아침·저녁으로 그룹을 나눠 섭취하는 게 좋습니다. 저는 비타민 D와 오메가 3은 아침에, 비타민 E는 저녁에 먹습니다.
영양제 개수가 늘어날수록 부작용 가능성도 높아지니, 몸 상태 변화를 꼼꼼히 체크해야 합니다.
영양제는 많이 먹는다고 좋은 게 아니라 제대로 먹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흡수율을 고려한 섭취 시간과 조합만 지켜도 같은 돈으로 훨씬 나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본인 몸에 맞는 영양제를 선택하고, 복용법을 제대로 지키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