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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용종 때문에 부인과에 다녀온 후기

by 쁘띠디아블 2026. 3. 19.

 

부인과에 다녀온 이야기

사실 이 글을 쓰기까지 마음이 참 복잡했습니다.
요즘 들어 유난히 걱정이 많았거든요.


한두 달 사이에 생리양이 눈에 띄게 많아졌고, 그럴 때마다 제 마음속에는 늘 같은 불안이 올라왔습니다.
“혹시 또 용종이 생긴 건 아닐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해도, 몸에서 예전과 다른 신호가 느껴지면 마음은 금세 약해집니다.
특히 저처럼 자궁용종이 반복됐던 사람은 작은 변화 하나에도 예민해질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래도 늘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이 정도로 너무 겁먹지 말자,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면 덜 흔들리자고요.
그런데 사람 마음이 그렇게 쉽게 되지는 않나 봅니다.
한 번 생겼던 것이 또 생기고, 떼어내도 다시 생기고, 그런 시간이 반복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쳐버렸습니다.

반복되는 자궁용종, 힘든 건 몸보다 마음이었습니다

 

정확히 몇 번이었는지 이제는 헷갈리지만,

자궁용종 수술만 해도 여러 번 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자궁용종 수술이 간단한 수술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맞습니다. 수술 자체만 놓고 보면 아주 큰 수술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을 겪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제일 힘들었던 건 부정출혈과 생리량 과다였습니다.
생리만 시작하면 몸이 축 처지고, 기운이 바닥까지 떨어졌습니다.
많이 누워 있게 되고, 3일에서 4일 정도는 아무것도 하기 싫을 만큼 무기력해졌습니다.
그 시간이 지나면 또 조금 괜찮아지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 같다가도
다음 생리 때가 오면 또 같은 두려움이 반복됐습니다.

 

조금만 무리해도 피가 비치는 날이 있었고,
그럴 때마다 마음은 순식간에 무너졌습니다.
“또 시작인가.”
“또 병원 가야 하나.”
“또 떼어내야 하나.”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50대가 되고 나니 이런 일들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젊을 때는 그래도 어떻게든 해내야지, 또 치료받으면 되지 하고 버텼는데
이제는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 자체가 너무 지치고 서글프더라고요.
몸에 자꾸 손대는 것도 싫고,
언제까지 이렇게 불안해야 하나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작년에도 생리양이 많아져서 집 근처 산부인과에 갔다가 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소파술로 간단하게 긁어내면 된다고 해서 그렇게 진행했는데,
시간이 흐른 뒤 다시 검진을 받아보니 또 용종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정말 속이 턱 내려앉는 기분이었습니다.
또라는 말이 이렇게 사람을 지치게 할 줄 몰랐습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도 아니고, 몇 번이나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치료보다도 “또 생겼다”는 사실 자체가 더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부산에서 조금 더 꼼꼼히 진료를 받아보고 싶어
산부인과 전문 병원을 찾게 되었습니다.

 

진료실에 들어가기 전까지도 긴장이 많이 됐습니다.
혹시 또 수술 이야기를 들으면 어쩌나,
혹시 더 안 좋은 얘기를 들으면 어쩌나,
별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자궁내부모습
자궁 내부모습

불안을 내려 놓은 선생님의 말씀

그런데 의사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히려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습니다.
왜 자꾸 생기는 건지, 살 때문인지, 호르몬 문제인지, 예방할 수는 없는 건지
답답했던 마음에 이것저것 많이 여쭤봤는데
정말 담백하고 분명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용종이 생기는 이유는 딱 한 가지로 설명할 수 없고,
살이 쪄서 그렇다고 단정할 수도 없고,
호르몬 영향 역시 명확하게 이것 때문이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대신 중요한 건 증상이었습니다.


부정출혈이 있거나 생리량이 많아져서 일상에 불편을 줄 정도라면 제거를 고려하면 되고,
증상이 없다면 무조건 손댈 필요는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아주 현실적인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소파술이든 자궁경이든 너무 자주 건드리는 것 역시 좋은 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는데 이상하게도 겁이 더 커지기보다
오히려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습니다.


그동안 저는 혼자 너무 많은 상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이유를 다 알아야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왜 나만 이런가 싶어서 자꾸 더 깊이 불안해졌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진료실에서는 아주 단순하고 분명했습니다.

지금 상태를 보고, 필요한 선택을 하고, 괜한 상상은 줄이는 것.
그것만으로도 제 마음은 많이 가벼워졌습니다.

 

결국 자궁경 수술을 하기로 했습니다.

설명을 듣고 나니 소파술과 자궁경은 분명 차이가 있었습니다.
소파술은 말 그대로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긁어내는 방식이고,
자궁경은 안을 보면서 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방식이라
조금 더 정확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두려움 없애기

예전 같으면 왜 나만 이럴까 싶어 억울하고 속상했을 텐데,
이제는 조금 다른 마음으로 바라보려고 합니다.

없앨 수 없는 불안이라면, 적어도 너무 크게 키우지는 말자고요.

 

며칠 동안은 병원에 가는 스트레스와
또 수술을 해야 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잠도 설쳤습니다.
그런데 진료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는
이상하게 마음이 전보다 한결 조용해졌습니다.

 

애매하게 희망만 주는 말이 아니라,
아닌 건 아니라고, 필요한 건 필요하다고 분명하게 말해주는 진료가
제게는 참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수술 날짜를 잡아두고도
전보다 덜 흔들리는 제 자신을 느꼈습니다.

혹시 저처럼 부정출혈이나 생리양 과다로 인해
자궁용종을 걱정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너무 오래 혼자 끙끙 앓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반복된다는 건 분명 지치고 무서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내 마음까지 같이 무너지게 두면 더 힘들어지더라고요.
저도 아직 완전히 담담해진 건 아니지만,
이번 진료를 계기로 적어도 필요 이상으로 저 자신을 겁주지는 말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오늘의 병원 방문은
단순히 진료를 받은 날이 아니라
조금은 지친 제 마음을 다시 다독인 날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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